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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무슨 나가고[윤성효 기자]
▲ 이병곤 대전 건신대학원대학교 교수(대안교육학)
ⓒ 윤성효
"탐험가 마이클 이스터는 저서 <편안함의 습격>을 통해, 문명 발전이 선물한 '편안함'이 되레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야마토무료게임 건강을 약화하고 있노라 경고한다. 이스터가 제시한 해법은 '의도적 불편함'을 도입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고난은 아니지만 인간이 지닌 진화적 잠재력을 일깨우고 내면을 단련하기 위해 '죽지 않을 정도의 고생'을 자발적으로 경험하자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현대 한국인이 너무 편안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바다이야기사이트 다. 스마트폰이 앗아간 우리의 몸, 땀, 자연, 힘듦을 견디는 힘, 직관, 함께 무엇인가를 이뤄가는 기쁨을 되찾아야 한다."
이병곤 대전 건신대학원대학교 교수(대안교육학)가 최근 펴낸 책 <불편함의 교육학>(서해문집 간)에서 한 말이다. 2017~2024년 사이 여드해 동안 제천간디학교 교장으로 있었던 그가 아이들과 겪었던 '보석 같은' 릴게임뜻 경험과 교훈을 기록했다가 여러 교육이론과 교육전문가들의 견해를 곁들여 썼다.
교사와 아이들, 거기다가 학부모까지 '출연'해 쓴 36편의 생기발랄한 이야기들을 한 편씩 읽을 때마다 코끝이 찡해져, 마치 이야기가 풍부한 교육 다큐영화를 본 후의 느낌이 든다. 글 속에 등장한 아이들은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야마토게임다운로드 한편으로는 세상 어디에 있어도 잘 견디며 배운대로 팔팔하게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또 '마을 청년 선생님'이 살고 구성원들의 숱한 회의와 토론, 교장 선출에 학생들도 축제 같은 분위기로 참여하는 학교에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왜 우리가 배울 때는 이런 학교가 없었을까.
이 교수는 릴게임신천지 한 아이의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부터 꺼냈다. 엄마가 전한 이야기는 이렇다. 아이가 중2 때 휴학하고 권투를 배우다가 한 달쯤 지나 짐을 챙겨오더니 '학교로 돌아가겠다' 하더라고, 권투연습하러 버스 타고 나갈 때 재학생 친구와 선후배들을 봣는데 '이들과의 관계를 이렇게 끝내서는 안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책에는 그 엄마가 "성장하는 아이 곁을 지켜보니 끝났다고 느끼는 그 순간이 사실 끝나는 게 아니더라. 흙탕물이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소개돼 있다. 또 책에는 "부모가 중심을 잡고 시간을 견디면서 자녀 성장에 대한 불안감을 헤쳐가야. '애정어린 무관심'이 아이들 대할 때 가장 좋은 마음가짐"이라는 말도 나온다.
'미래교육'이란 단어 뒤에 이 교수는 "그게 별건가"라며 "학교는 아이들에게 관심거리와 의미 있는 활동을 제공하는 역사(驛舍)가 되어주고 아이들은 각자의 플랫폼에서 교사의 조력을 받아 집중하고 싶은 것에 깊이 빠져들면 된다"라고 제시했다.
"외부 사람들은 (대안학교) 졸업생들의 진로가 무엇인지 자주 묻는다"면서 한 교사와 대화를 언급한 이 교수는 "편안한 삶을 살려고 현재의 고통을 참으면서 미리 준비하는 행동을 진로 선택이라고 보지 않는다"라며 "나아갈 진(進), 길 로(路). 자기 판단과 선택에 따라 삶을 육중하게 움직여가는 방향이 곧 진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삶을 살아낼 것인가? 각자의 삶을 살면서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변하도록 안내하는 과정이 곧 진로 교육이다. ... 여러 갈래로 난 길을 헤매면서 창조적 모색을 하고 있는 우리 시대 숱한 아이들에게 존경과 찬사, 지지하는 마음을 보낸다"라고 설명했다.
'행위주체성'을 다룬 글에서 저자는 "눈에 또렷이 보이는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이 아니기에 숙성을 위한 '시간'과 '관계'가 필요하다"라며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눈앞에 둔 시점이다. 미래교육을 논의하면서 학습자의 적극성을 강조하는 숱한 문서들에서 핵심 요소를 간과한 채 하릴없는 말잔치만 거듭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상식과 증거에 기반 둔 논의가 되도록 방향 전환해야"
'학생인권조례 구출'이란 글에서 이 교수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담은 헌법 조문을 언급하며 '묘한 흥분'이라고 했다. '동의 없는 소지품 검사' 등이 담긴 '학생의 인권보장 실태조사'를 언급한 그는 "중학교에 입학했던 46년 전 풍경에 견주어볼 때, 학생 생활 규제에 관한 한, 왜 이렇게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가"라며 "학생인권은 결코 교권 확립과 대립되는 사안이 아니다. 보수적 정치 지형 아래 의회가 폐지를 획책하고 있다. 부당하다. 상식과 증거에 기반을 둔 논의가 되도록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 제천간디학교.
ⓒ 양진영
최근 개정한 초·중등교육법에 담긴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에 대해, 이 교수는 "국회 입법 과정에서 공청회, 전문가 의견 반영, 어린이·청소년들의 목소리 듣기를 얼마나 세심하게 펼쳤는지 자세히 모른다"고 하면서 "그저 딱 한 마디 나 자신에게 던져본다. '그대는 스마트폰의 영향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 스마트폰 없이 화장실 가는 게 불안하다. ... 하기야 스마트폰은 그 출현 직후부터 세계 거의 모든 부모와 교사들에게 공공의 적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수년 전 제천간디학교에서 교내 스마트폰 사용 문제가 불거졌다. 숱한 논의를 거쳐 아이들이 내놓았던 해결책은 일과시간 중 스마트폰을 '지붕이 있는 곳 아래'에서 사용 불가능. 무릎을 쳤다. 욕구를 충족하려면 당사자는 운동장이나 텃밭 쪽으로 나가는 수고를 감내하라는 것이다. 이번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토론할 것을 요구한다. 다음 세대 아이들이 지닌 문제 해결 역량을 믿기 때문이다."
아이들한테 시를 읽혔다고 한 저자는 "한 학기에 한번은 가방에 시집 30권쯤 담아 교실로 들어간다. 한 아이당 시집 3권을 무작위로 안긴다. '너희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표현을 하나씩 골라봐. 자세히 읽을 필요는 없어. 이해하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책장을 넘기며 눈으로 글자를 쭈욱~ 촬영하다가 아, 이거다 싶은 대목이 있으면 표현해두길'"라며 "수업하다가 신기한 발견을 했다. 아이들은 의미가 흐릿한 난해시 가운데서 자기 마음에 드는 표현을 더 많이 찾아낸다. 시어와 아이들의 삶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신비롭게 만나는 것이다. 마치 이집트 상형문자를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파악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러면 어떠랴. 시어와 아이들 마음이 우연히 만나 시가 자기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잠시라도 느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교사'에 대해 저자는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바라보며 그들을 다그치고 평가하고 경쟁시키려 했던 영국·미국의 교육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라며 "우리나라가 본받으려 애쓰는 북유럽 여러 나라의 성과는 교원을 잘 키워서, 가려 뽑고 전문적 성장을 지원했던 덕분이었다. 그들이 해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 방향을 잡고 물꼬를 틔우자. 교사 전문성을 키워가되 그들의 '현재'를 '미래'에 필요한 능력 쌓는 기회로 바꿔주는 일이 그 첫발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대안학교 새내기 교사 연수'를 소개한 글에서 다음과 같은 대목에 눈길이 갔다.
"서머힐 설립자 닐은 아이들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그 말은 곧 시간을 충분히 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의 정서는 자유로움 한가운데서 발달한다. 왜 정서가 중요한가. 그것이 학습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란다. 정서와 흥미란 강제하거나 가르칠 수 없다. 정서는 자유라는 이름의 양분을 먹고 자란다. 그러니 자유란 곧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동의어다."
덴마크 자유교원대학을 찾았을 때 페데르센 학장이 했던 "한 사람의 교사가 된다는 것은 인성을 갖추는 일입니다. 인내심, 자기 제어, 호기심, 양심, 의지력을 키워야 하죠. 교사는 자기 존중감, 자신감, 자부심에 바탕을 두고 학습 환경을 창조해야 합니다. 또 삶의 방식으로서 시민성이 몸에 배도록 애씁니다"라는 말을 소개한 이 교수는 "예비교사를 가르쳐 시험 중심으로 학교에 임용하는 우리나라의 절차를 떠올려보자. 너무 당연하게 들렸던 학장의 말이 그 과정 어디에서도 드러나지 않는다. 취업용 변별력 높이기를 기반으로 한 교육공무원 시험제도로 어떻게 교사의 '인성'과 '자기 존중감'을 키울 것인가"라며 덴마크를 부러워하며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재학생 300여명인 자유교원대학은 사립이다. 연간 운영비 가운데 70%를 국가가 지원해준다. 스토리텔링, 교육학, 심리학, 교수법은 필수교육과목이다. 전체 교육과정에서 시험은 한번도 없다. 교정에 들어서면 따스한 배움이 있는 공동체 공간으로 순간이동한 느낌이 든다. 졸업생 대부분은 대안학교 교사로 임용되며, 일부는 일반 공립학교 교사가 되기도 한다. 덴마크 전역에 550개 대안학교에 학생 11만여명이 재학중이다.
(우리) 정부와 교육부에 말한다. 돈이 없어 대안학교 지원하기가 어렵다는 말은 얼마간 못 들은 척하겠다. 그 대신 교사 양성을 위한 교사대학부터 튼실하게 챙겨보라. 2023년 기준 교육예산 총액은 102조원이다. 이 가운데 0.001%만 확보해도 10억원 아닌가. 교육혁신에 투자하는 것이라 여기고 대안교육 교사 양성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정당한 투자 없이 비인기 종목의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는 심보처럼, 혁신을 지향하는 대안적 교사양성기관 없이 덴마크 교육 성과의 달콤한 열매만 부러워하지 말자는 이야기다."
"교사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사회"라는 제목의 글에서 교사들의 비극을 언급한 저자는 "한 교육시민단체는 '고통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학교'라 표현했다. 학부모가 변호사를 찾고 교사는 신경정신과로 달려가는 시대.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한 결과 다 함께 죽는 상황이 빚어졌다. 더는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라며 "상식 밖 언행으로 교사를 위협하는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해 교육청은 법률대응팀을 구성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 교직사회의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한 연후에 어떻게 하면 학교 문제화를 덜 경쟁적으로 만들고, 학생들의 성장을 함께 도모할지 궁리하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 학교를 '교육적 환경'으로 되돌려 놓는 일이 최고의 추모 행위임을 잊지 말자"라고 호소했다.
영어·수학에서 가장 실력있는 '유아'를 설발하는 학원과 관련한 '7세 고시'를 언급한 저자는 "수학학원의 7세 어린이 선발 시험 문제를 서울대 재학생들에게 풀어보도록 하니 '아주 까다롭다. 어느 특목고 시험문제냐'고 반문했다"라며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1% 증가시 합계출산율 최대 0.3% 감소. 사교육 시장의 돈벌이 수법과 부모의 불안이 결합해 영유아, 어린이들의 정신을 학대하고 있다. 취학아동 감소 탓에 공교육 교실은 비어가는데, 도를 넘어선 경쟁으로 소아·청소년 정신과 대기자 명단은 길어만 간다"라고 지적했다.
"학생이 교장을 뽑는다? 가능하다"라는 글에서 이 교수는 교장 선출 과정을 소개하면서 "함께 겪어온 선출과정만 해도 이미 가슴 부풀어 오르는 역사가 되었다. 모든 학교의 교장이 구성원들의 검증과 환영을 동시에 받는 축제 속에서 선출된다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해본다"라며 제천간디학교에서 했던 교장 선출 축제를 자랑했다.
▲ 제천간디학교.
ⓒ 양진영
또 '청소년 자치 배움터'를 소개한 그는 "배움의 성패는 배우려는 이의 욕구에 달려 있다"라며 "학생이 선택하고 책임지며 의미까지 덧붙여지는 학습이라면 누가 그것을 마다할 것인가.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 배움의 지속성이 담보된다. 배움 욕구의 생성과 지속, 이것이 교육학에서 가장 난제로 꼽힌다. 자치를 통한 교육은 그런 어려움을 부드럽게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해결사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 사회는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정치교육을 하기 위한 개방성이 부족하다. 이 영역에 발을 들이면 뭔가 '위험물 취급 책임자 자격증 시험'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느낀다. '정치적 중립성'이 교육계에 부문율로 강하게 자리 잡은 탓이다. 정치에 대한 이해와 언급 없이 '관심을 꺼버리는' 태도를 중립성 지키는 것처럼 여긴다. 그러나 교육 현장을 중립 지대로 몰아가서 이득을 누리는 세력이야말로 비열한 정치 모리배 집단이다. ... 교사와 학생의 손발에 채운 정치적 족쇄부터 풀어내자. 교사가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후원금도 못 내고,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 단추 한번 누르는 것도 금지하는 게 말이 되는가. 해방 정국 때부터 중얼거렸던 '정치적 중립성'을 더 이상 되뇌지 말라. 마음껏 정치토론을 펼치고 견해를 표현할 자유를 주자. 그것이 국가가 실행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교육이다."
이병곤 교수는 성공회대학교 대우교수, 광명시평생학습원 원장, 경기도교육연구원 전문연구원을 거쳤고, 책 <가르칠 수 없는 것을 가르치자>, <한국 교육의 오늘을 읽다>, <대안교육 20년을 말하다>(공저), <진보주의 교육의 세계적 동향>(공저) 등을 펴냈다.
▲ 이병곤 저 <불편함의 교육학> 표지.
ⓒ 서해문집
▲ 제천간디학교.
ⓒ 양진영
▲ 이병곤 대전 건신대학원대학교 교수(대안교육학)
ⓒ 윤성효
"탐험가 마이클 이스터는 저서 <편안함의 습격>을 통해, 문명 발전이 선물한 '편안함'이 되레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야마토무료게임 건강을 약화하고 있노라 경고한다. 이스터가 제시한 해법은 '의도적 불편함'을 도입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고난은 아니지만 인간이 지닌 진화적 잠재력을 일깨우고 내면을 단련하기 위해 '죽지 않을 정도의 고생'을 자발적으로 경험하자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현대 한국인이 너무 편안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바다이야기사이트 다. 스마트폰이 앗아간 우리의 몸, 땀, 자연, 힘듦을 견디는 힘, 직관, 함께 무엇인가를 이뤄가는 기쁨을 되찾아야 한다."
이병곤 대전 건신대학원대학교 교수(대안교육학)가 최근 펴낸 책 <불편함의 교육학>(서해문집 간)에서 한 말이다. 2017~2024년 사이 여드해 동안 제천간디학교 교장으로 있었던 그가 아이들과 겪었던 '보석 같은' 릴게임뜻 경험과 교훈을 기록했다가 여러 교육이론과 교육전문가들의 견해를 곁들여 썼다.
교사와 아이들, 거기다가 학부모까지 '출연'해 쓴 36편의 생기발랄한 이야기들을 한 편씩 읽을 때마다 코끝이 찡해져, 마치 이야기가 풍부한 교육 다큐영화를 본 후의 느낌이 든다. 글 속에 등장한 아이들은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야마토게임다운로드 한편으로는 세상 어디에 있어도 잘 견디며 배운대로 팔팔하게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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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릴게임신천지 한 아이의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부터 꺼냈다. 엄마가 전한 이야기는 이렇다. 아이가 중2 때 휴학하고 권투를 배우다가 한 달쯤 지나 짐을 챙겨오더니 '학교로 돌아가겠다' 하더라고, 권투연습하러 버스 타고 나갈 때 재학생 친구와 선후배들을 봣는데 '이들과의 관계를 이렇게 끝내서는 안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책에는 그 엄마가 "성장하는 아이 곁을 지켜보니 끝났다고 느끼는 그 순간이 사실 끝나는 게 아니더라. 흙탕물이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소개돼 있다. 또 책에는 "부모가 중심을 잡고 시간을 견디면서 자녀 성장에 대한 불안감을 헤쳐가야. '애정어린 무관심'이 아이들 대할 때 가장 좋은 마음가짐"이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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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간디학교.
ⓒ 양진영
최근 개정한 초·중등교육법에 담긴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에 대해, 이 교수는 "국회 입법 과정에서 공청회, 전문가 의견 반영, 어린이·청소년들의 목소리 듣기를 얼마나 세심하게 펼쳤는지 자세히 모른다"고 하면서 "그저 딱 한 마디 나 자신에게 던져본다. '그대는 스마트폰의 영향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 스마트폰 없이 화장실 가는 게 불안하다. ... 하기야 스마트폰은 그 출현 직후부터 세계 거의 모든 부모와 교사들에게 공공의 적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수년 전 제천간디학교에서 교내 스마트폰 사용 문제가 불거졌다. 숱한 논의를 거쳐 아이들이 내놓았던 해결책은 일과시간 중 스마트폰을 '지붕이 있는 곳 아래'에서 사용 불가능. 무릎을 쳤다. 욕구를 충족하려면 당사자는 운동장이나 텃밭 쪽으로 나가는 수고를 감내하라는 것이다. 이번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토론할 것을 요구한다. 다음 세대 아이들이 지닌 문제 해결 역량을 믿기 때문이다."
아이들한테 시를 읽혔다고 한 저자는 "한 학기에 한번은 가방에 시집 30권쯤 담아 교실로 들어간다. 한 아이당 시집 3권을 무작위로 안긴다. '너희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표현을 하나씩 골라봐. 자세히 읽을 필요는 없어. 이해하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책장을 넘기며 눈으로 글자를 쭈욱~ 촬영하다가 아, 이거다 싶은 대목이 있으면 표현해두길'"라며 "수업하다가 신기한 발견을 했다. 아이들은 의미가 흐릿한 난해시 가운데서 자기 마음에 드는 표현을 더 많이 찾아낸다. 시어와 아이들의 삶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신비롭게 만나는 것이다. 마치 이집트 상형문자를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파악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러면 어떠랴. 시어와 아이들 마음이 우연히 만나 시가 자기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잠시라도 느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교사'에 대해 저자는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바라보며 그들을 다그치고 평가하고 경쟁시키려 했던 영국·미국의 교육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라며 "우리나라가 본받으려 애쓰는 북유럽 여러 나라의 성과는 교원을 잘 키워서, 가려 뽑고 전문적 성장을 지원했던 덕분이었다. 그들이 해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 방향을 잡고 물꼬를 틔우자. 교사 전문성을 키워가되 그들의 '현재'를 '미래'에 필요한 능력 쌓는 기회로 바꿔주는 일이 그 첫발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대안학교 새내기 교사 연수'를 소개한 글에서 다음과 같은 대목에 눈길이 갔다.
"서머힐 설립자 닐은 아이들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그 말은 곧 시간을 충분히 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의 정서는 자유로움 한가운데서 발달한다. 왜 정서가 중요한가. 그것이 학습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란다. 정서와 흥미란 강제하거나 가르칠 수 없다. 정서는 자유라는 이름의 양분을 먹고 자란다. 그러니 자유란 곧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동의어다."
덴마크 자유교원대학을 찾았을 때 페데르센 학장이 했던 "한 사람의 교사가 된다는 것은 인성을 갖추는 일입니다. 인내심, 자기 제어, 호기심, 양심, 의지력을 키워야 하죠. 교사는 자기 존중감, 자신감, 자부심에 바탕을 두고 학습 환경을 창조해야 합니다. 또 삶의 방식으로서 시민성이 몸에 배도록 애씁니다"라는 말을 소개한 이 교수는 "예비교사를 가르쳐 시험 중심으로 학교에 임용하는 우리나라의 절차를 떠올려보자. 너무 당연하게 들렸던 학장의 말이 그 과정 어디에서도 드러나지 않는다. 취업용 변별력 높이기를 기반으로 한 교육공무원 시험제도로 어떻게 교사의 '인성'과 '자기 존중감'을 키울 것인가"라며 덴마크를 부러워하며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재학생 300여명인 자유교원대학은 사립이다. 연간 운영비 가운데 70%를 국가가 지원해준다. 스토리텔링, 교육학, 심리학, 교수법은 필수교육과목이다. 전체 교육과정에서 시험은 한번도 없다. 교정에 들어서면 따스한 배움이 있는 공동체 공간으로 순간이동한 느낌이 든다. 졸업생 대부분은 대안학교 교사로 임용되며, 일부는 일반 공립학교 교사가 되기도 한다. 덴마크 전역에 550개 대안학교에 학생 11만여명이 재학중이다.
(우리) 정부와 교육부에 말한다. 돈이 없어 대안학교 지원하기가 어렵다는 말은 얼마간 못 들은 척하겠다. 그 대신 교사 양성을 위한 교사대학부터 튼실하게 챙겨보라. 2023년 기준 교육예산 총액은 102조원이다. 이 가운데 0.001%만 확보해도 10억원 아닌가. 교육혁신에 투자하는 것이라 여기고 대안교육 교사 양성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정당한 투자 없이 비인기 종목의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는 심보처럼, 혁신을 지향하는 대안적 교사양성기관 없이 덴마크 교육 성과의 달콤한 열매만 부러워하지 말자는 이야기다."
"교사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사회"라는 제목의 글에서 교사들의 비극을 언급한 저자는 "한 교육시민단체는 '고통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학교'라 표현했다. 학부모가 변호사를 찾고 교사는 신경정신과로 달려가는 시대.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한 결과 다 함께 죽는 상황이 빚어졌다. 더는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라며 "상식 밖 언행으로 교사를 위협하는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해 교육청은 법률대응팀을 구성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 교직사회의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한 연후에 어떻게 하면 학교 문제화를 덜 경쟁적으로 만들고, 학생들의 성장을 함께 도모할지 궁리하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 학교를 '교육적 환경'으로 되돌려 놓는 일이 최고의 추모 행위임을 잊지 말자"라고 호소했다.
영어·수학에서 가장 실력있는 '유아'를 설발하는 학원과 관련한 '7세 고시'를 언급한 저자는 "수학학원의 7세 어린이 선발 시험 문제를 서울대 재학생들에게 풀어보도록 하니 '아주 까다롭다. 어느 특목고 시험문제냐'고 반문했다"라며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1% 증가시 합계출산율 최대 0.3% 감소. 사교육 시장의 돈벌이 수법과 부모의 불안이 결합해 영유아, 어린이들의 정신을 학대하고 있다. 취학아동 감소 탓에 공교육 교실은 비어가는데, 도를 넘어선 경쟁으로 소아·청소년 정신과 대기자 명단은 길어만 간다"라고 지적했다.
"학생이 교장을 뽑는다? 가능하다"라는 글에서 이 교수는 교장 선출 과정을 소개하면서 "함께 겪어온 선출과정만 해도 이미 가슴 부풀어 오르는 역사가 되었다. 모든 학교의 교장이 구성원들의 검증과 환영을 동시에 받는 축제 속에서 선출된다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해본다"라며 제천간디학교에서 했던 교장 선출 축제를 자랑했다.
▲ 제천간디학교.
ⓒ 양진영
또 '청소년 자치 배움터'를 소개한 그는 "배움의 성패는 배우려는 이의 욕구에 달려 있다"라며 "학생이 선택하고 책임지며 의미까지 덧붙여지는 학습이라면 누가 그것을 마다할 것인가.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 배움의 지속성이 담보된다. 배움 욕구의 생성과 지속, 이것이 교육학에서 가장 난제로 꼽힌다. 자치를 통한 교육은 그런 어려움을 부드럽게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해결사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 사회는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정치교육을 하기 위한 개방성이 부족하다. 이 영역에 발을 들이면 뭔가 '위험물 취급 책임자 자격증 시험'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느낀다. '정치적 중립성'이 교육계에 부문율로 강하게 자리 잡은 탓이다. 정치에 대한 이해와 언급 없이 '관심을 꺼버리는' 태도를 중립성 지키는 것처럼 여긴다. 그러나 교육 현장을 중립 지대로 몰아가서 이득을 누리는 세력이야말로 비열한 정치 모리배 집단이다. ... 교사와 학생의 손발에 채운 정치적 족쇄부터 풀어내자. 교사가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후원금도 못 내고,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 단추 한번 누르는 것도 금지하는 게 말이 되는가. 해방 정국 때부터 중얼거렸던 '정치적 중립성'을 더 이상 되뇌지 말라. 마음껏 정치토론을 펼치고 견해를 표현할 자유를 주자. 그것이 국가가 실행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교육이다."
이병곤 교수는 성공회대학교 대우교수, 광명시평생학습원 원장, 경기도교육연구원 전문연구원을 거쳤고, 책 <가르칠 수 없는 것을 가르치자>, <한국 교육의 오늘을 읽다>, <대안교육 20년을 말하다>(공저), <진보주의 교육의 세계적 동향>(공저) 등을 펴냈다.
▲ 이병곤 저 <불편함의 교육학> 표지.
ⓒ 서해문집
▲ 제천간디학교.
ⓒ 양진영


